다크나이트 라이즈 읽기 - 3편 일어나라 일어나라 일어서라

3부


은둔, 파괴



브루스 웨인은 삶이 박살난 사내입니다. 애인도 없고 희망도 없이, 단지 새로운 악이 도래해서 예전의 실수를 만회하고 싶어하는 남자일 뿐입니다. 그렇기에 다크나이트에서 계속 보여준 고뇌하는 인물상이 더 이상 나오지 않는 겁니다. 그저 뼈다귀가 떨어지길 기다리는 개같은 모습이죠?(Like a Dog Chasing Cars)


여튼 안 그래도 황량한 삶을 살고 있는 웨인에게 최대의 위기가 찾아옵니다. 그건 최대 초력자이자 웨인, 배트맨의 이해자인 알프레드와의 이별 그리고 웨인가의 파산입니다. 알프레드는 브루스 웨인이라는 정체성을 지탱해주는 최후의 기둥이었지만, 알프레드는 배트맨의 삶에 끝을 내라고 최후통첩을 날립니다. 배트맨은 그럴 수가 없습니다. 오직 그 것만이 배트맨의 초목표인데 그걸 포기할 수가? 그에 비해 알프레드의 초열망은 브루스 웨인의 삶을 지키는 것, 웨인 가문을 지키는 것이었습니다. 그 웨인가의 보존을 위해선 배트맨은 반드시 없어져야 할 존재인거죠. 협상을 결렬되고 알프레드는 떠나게 됩니다.


 직후 베인의 계략으로 웨인 가문은 전 재산이 거덜나게 되고 브루스 웨인은 억만장자에서 일개 개인으로 그 위상이 떨어집니다. 이제 그는 더 이상 브루스 웨인이 아닙니다. 그냥 일개 고담시의 시민 혹은 배트맨일 뿐입니다.

최대의 위기지만, 아니 최대의 위기이기에 배트맨은 고담시와 자신이 믿어온 신념을 위해 베인에 맞섭니다만 철저하게 무너지고 맙니다. 개발린거죠. 가면마저 깨져버리고 감옥에(라자루스 핏?) 갇히는 배트맨... 아니 이젠 도대체 이 남자를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억만장자란 아이덴티티도 무너지고 가면 쓴 자경단원이란 자아도 망가져버렸습니다. 척추도 망가지고...



이런 상황에 스승인 라스 알 굴의 환영이 패배를 인정하라면서 이 남자의 몰골을 보며 비웃음을 날립니다.



일어서라


Deh-shay deh-shay bah-sah-rah! bah-sah-rah!

What is it mean?

Rise...

그럼에도 이 남자는 아버지의 도시를 구원해고야 말겠다는 일념 하나로 재활에 들어갑니다. 그러나 희망의 빛은 절망의 구덩이 속에서는 도저히 잡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아무 것도 없는 이 남자, 악에 받혀서 몇 번이고 절벽을 오르는 시도를 하지만 계속 실패합니다. 공포를 극복했다는 이 사내에게 실은 죽음과 실패의 두려움이 남아있던 것입니다.


이런 사내에게 한 죄수가 조언을 합니다, 죽음의 공포를 이기는 자만이 탈옥을 성공할 수 있다고. 집념의 이 남자는 안전장치 없이 절벽을 기어오르기 시작합니다. 위로는 빛 아래는 절망의 구덩이. 눈 앞에는 두려움의 절벽이 버티고 있습니다. 한때 어둠의 기사라 불렸던 이 사내를 습격하는 박쥐떼.

이 모든 공포, 두려움을 극복하고 이 남자 다시 일어서고야 맙니다. 브루스 웨인은 더 이상 배트맨의 가면이 아닙니다. 그는 진짜 브루스 웨인입니다.


이후의 행보는 일종의 보살화? 랄까요. 탈옥한 뒤의 브루스 웨인은 강박증이 많이 해소된 것으로 보입니다. 범죄자인 셀리나 카일에게 전과기록을 지워주는 프로그램을 아무런 조건없이 넘겨줍니다. 전에는 깐깐하게 조건을 마구 걸었던 것에 비해 큰 발전입니다. 동시에 인간에 대한 불신도 대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입니다. 더 이상 하늘을 활공하지 않고 - 물론 비행기가 있으니까 뭐...- 그가 불신했던 공권력(경찰)과 백주 대낮에 싸우는 것이 가장 큰 근거입니다.


단편적인 행동들이지만, 브루스 웨인이 자신의 아버지인 토마스 웨인을 완전히 긍정했다는 걸로도 볼 수가 있습니다. 이는 부자들에게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동시 가난을 구제하라'란 정도로 해석할 수가 있는데, 이를 보면서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그렌 토리노'가 떠오르더군요. 더욱이 배트맨의 마지막 행보와 존 블레이크의 존재를 생각하면 말이죠.


배트맨의 최후 행보에 대해선 더 말할 필요가 업습니다. 여타 영웅들처럼 희생을 하고 자신의 열망을 이룬 것이죠. ‘부패하지 않는 표상’으로 사람들 속의 마음에 남는 것, 하지만 이런 희생이 있어도 고담의 미래 (혹은 현실사회)는 전망이 좋지 못합니다.



 일어서라!




배트맨(브루스 웨인)이나 폴리, 더 넓게 잡으면 레이첼과 웨인일가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고담시를 둘러싼 세계는 여전히 불안하고 어둡기 짝이 없습니다. 토마스 웨인은 자신이 지키려 했던 사람들에게 살해당했으며, 하비 덴트의 타락은 공권력의 부패가 결정적인 원인이었습니다. 조커가 자신의 계획을 착착 진행시킬 수 있던 것은 전적으로 부패한 경찰의 공이 컸습니다.


거기에 베인이 고담에 점령당한 시절은, ‘다크나이트‘에서 조커의 공포에 벌벌떨던 두 유람선의 상황과 별반 다를게 없습니다. 폴리 부국장 같은 극소수를 제외하면 대중들은 그 누구도 일어서서 맞서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뭐... 이런 의견도 있었습니다, 유람선의 시민과 범죄자들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았기에 그나마 정의가 지켜진 것이라며 어떤 분들은 말하더군요. 아이러니 하군요. 다크나이트 삼부작이 그리는 세계는 이렇게나 냉혹하기 짝이 없네요


그렇다면 존 ‘로빈’ 블레이크의 존재가 새로운 희망인걸까요? 아닙니다. 존 블레이크가 초법적인 존재가 되기로 결심한 이상, 또 다른 조커가 나타날 것이 뻔합니다. 고담, 현대문명에 비극과 혼돈은 영원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상황을 우리는 뒤집어 봐야 합니다.


토마스 웨인이 불황과 범죄에 맞서지 않았다면, 배트맨이란 존재는 태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었습니다. 브루스 웨인, 배트맨이 없었다면 고담시는 과연 무사했을까요? 만약 셀리나 카일이 재난에 맞서지 않고 도망쳤다면 배트맨은 죽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제임스 고든같이 묵묵히 선을 관철하는 인물이 없었다면?


현대 문명, 자본주의가 우리를 서로 미워하게 만드는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타락과 더 나아가 살인을 조장합니다. 더욱이 대중들은 영웅이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가 외면하지 않고 일어나 맞선다면 희망은 남아있을 겁니다. 비록 절망의 구렁텅이가 우릴 향해서 입을 벌리고 있어도 분명히 희망은 있습니다.



It's not who I am underneath, but what I do, that defines me.

자신을 나타내는 것은 내면의 모습이 아니라 행동이다.




- 콜로라도에 일어난 참사의 희생자를 추모합니다.

- Rip Col Aurora

- 아마 이 영화가 졌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일어서는 사람이 있는 한 그 생각은 절대 유효하지 않습니다.


덧글

  • 에규데라즈 2012/07/22 23:17 # 답글

    참고 한 원작이 나이트 폴과 리턴즈이기 때문에 조 '로빈' 은 아즈라엘이 맞을듯 .......
    그나저나 로빈으로 나오기로 작정 했다면 2대가나와서 한번 죽어주고
    레드 후드로 부활 하는것을 바라긴 합니다 ... 배역은 젠슨 에클스...

    (가능성 0% )
  • 2012/07/22 23:47 #

    로빈 블레이크는 단순히 팬서비스차원에서 넣어준거라 생각해요.

    아즈라엘까지는 잘 모르겠네요 ㅎ
  • 아자잣 2012/07/22 23:43 # 답글

    라이즈가 메시지에 몰빵 했다는 부분에서 깊이 공감했습니다.
    배트맨 특유의 캐릭터 들과 암시를 좋아했던 저 같은 팬들은 일부 울을 수 밖에 없었지만 감독에게는 박수를 보내게 되더군요.

    하지만 그럼에도
    역시 레이첼의 어머니, 라스알굴의 연인에 대한 이야기는 뜨악 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속시원한 리뷰 잘봤습니다.
  • 2012/07/22 23:45 #

    감사합니다.

    미란다가 탈리아 알 굴일 필요가 없었죠. 그냥 베인이 숨겨둔 자객1이면 되었을 것을..
  • 시무언 2012/07/23 01:51 # 삭제 답글

    개인적으로 본작의 베인은 "또다른 배트맨"으로서 배트맨에 맞설수도 있었다고 봤습니다. 둘 다 그림자동맹 출신인데다가 브루스의 추리로는(틀렸지만) 라스 알 굴의 아들이고 배트맨마냥 문무겸비이니 라스 알 굴의 두 자식이 싸우는 셈이 되는데 마지막에 탈리아가 갑툭튀해서(...) 탈리아가 전작의 하비 덴트와 비슷한 위치처럼 보이긴 한데(브루스가 깊은 신뢰를 보냄, 후반에 악역으로, 같은 작품의 악역과 연계) 너무 늦게 등장한게 탈이었다고 봅니다. 근데 탈리아가 베인을 자신의 "수호자"라고 했으니 고담의 수호자인 배트맨 대 탈리아와 라스 알 굴의 신념을 지키는 수호자 베인의 갈등이 될수도 있었을거라...생각했지만 어쩔수 없죠.
  • 흉터 2012/08/08 13:47 # 삭제 답글

    좋은 분석글 잘 봤습니다. 앞뒤 안 맞는 부분이나 이해 안 가는 부분들이 많았는데 덕분에 많이 해소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탈리아의 갑작스런 등장으로 베인의 캐릭터가 갑자기 '사랑밖에 모르는 바보'가 되는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 부분이 이해가 안 가는데 뭔가 짚이는게 있으신지 궁금하네요.
  • 2012/08/09 00:18 #

    그건 신이 와도 쉴드 를 못칩니다 ㅜ
  • 흉터 2012/08/09 04:43 # 삭제 답글

    역시 그렇군요. ㅠㅠ

    아이맥스 내리기 전에 한번 더 보고 오려는데 보고 와서 궁금한거 또 여쭤보겠습니다. 좋은 글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 2012/08/09 20:03 #

    베인은 코믹스 설정을 파괴하더라도 라 스 알굴의 아들이었어야 합니다.

    만약 그랬떠라면

    라스 알 굴의 아들 VS 토마스 웨인의 아들 이란 구도가 성립이 되죠. 그림이 나오지 않습니까?
댓글 입력 영역



메모장

애니메타

<object width="220" height="250"><param name="movie" value="http://animeta.net/static/widget.swf?username=gx9900"></param><embed src="http://animeta.net/static/widget.swf?username=gx9900"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width="220" height="250"></embed></object>